
지구는 1월 초에 태양과 가장 가깝습니다. 궤도의 이 지점을 근일점이라고 하는데, 북반구에 사는 사람에게는 한겨울에 해당합니다. 7월 초 원일점에서는 지구가 태양에서 가장 멀어지지만, 그때 한국과 유럽, 북아메리카는 한여름입니다.
그러니 여름이 더운 이유가 거리일 수는 없습니다. 계절은 약 23.44도 기울어진 지구 자전축 때문에 생깁니다. 거리 변화의 영향은 작고, 나타난다면 주로 남반구에서입니다.
흔한 오해
모닥불에 가까이 가면 따뜻해집니다. 그래서 계절도 거리로 설명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1987년 다큐멘터리 《A Private Universe》에서는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졸업생과 교수들에게 계절이 생기는 이유를 물었는데, 대부분이 어떤 식으로든 거리를 들어 설명했습니다.
간단한 두 가지 사실로 이 설명을 반박할 수 있습니다. 첫째, 앞에서 본 것처럼 북반구에서는 시기가 맞지 않습니다. 둘째, 두 반구는 같은 때에 서로 반대 계절을 맞습니다. 한국이 여름일 때 호주는 겨울입니다. 그런데 두 나라와 태양 사이의 거리는 같습니다.
거리는 아주 조금 변한다
지구 궤도는 타원이지만 거의 원에 가깝습니다. 근일점에서 지구와 태양의 거리는 약 1억 4,710만 km, 원일점에서는 약 1억 5,210만 km입니다. 차이는 3%를 조금 넘습니다.
햇빛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퍼지기 때문에, 대기 꼭대기에 닿는 햇빛은 1월이 7월보다 약 7% 강합니다. 날짜와 시각, 수치는 근일점과 원일점 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7%는 작은 값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 장소의 땅에 닿는 햇빛을 바꾸는 힘은 자전축의 기울기가 훨씬 큽니다.
기울기가 바꾸는 것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동안 자전축은 우주 공간에서 늘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6월에는 북반구가 태양 쪽으로 기울고, 12월에는 태양 반대쪽으로 기웁니다. 남반구는 그 반대입니다.
기울기가 먼저 바꾸는 것은 태양이 얼마나 높이 뜨는지입니다. 태양이 높으면 햇빛이 땅에 거의 수직으로 닿아 좁은 면적에 모입니다. 태양이 낮으면 같은 빛줄기가 훨씬 넓은 면적에 퍼집니다. 손전등을 비스듬히 비출 때와 같습니다. 게다가 낮은 각도의 햇빛은 땅에 닿기 전에 더 두꺼운 공기층을 지나갑니다.
기울기는 낮의 길이도 바꿉니다. 여름에는 태양이 지평선 위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길어서, 땅이 데워질 시간은 길고 식을 밤은 짧습니다.
아래 표는 하지와 동지의 로마와 시드니를 비교한 것입니다. 마지막 열은 평평한 땅 1제곱미터에 하루 동안 닿는 햇빛의 양으로, 구름과 안개의 영향을 빼기 위해 대기 위에서 잰 값입니다.
| 장소 | 날짜 | 태양과의 거리 | 정오 태양 고도 | 낮의 길이 | 하루 일사량 |
|---|---|---|---|---|---|
| 로마(북위 42°) | 6월 21일 | 1억 5,200만 km | 72° | 15시간 13분 | 11.6 kWh/m² |
| 로마(북위 42°) | 12월 21일 | 1억 4,720만 km | 25° | 9시간 7분 | 3.4 kWh/m² |
| 시드니(남위 34°) | 6월 21일 | 1억 5,200만 km | 33° | 9시간 53분 | 4.5 kWh/m² |
| 시드니(남위 34°) | 12월 21일 | 1억 4,720만 km | 80° | 14시간 24분 | 12.3 kWh/m² |
6월의 로마는 12월보다 태양에서 약 3% 더 멀지만, 하루에 받는 햇빛은 세 배가 넘습니다. 이것이 기울기의 효과입니다. 시드니에서도 반년의 차이를 두고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서울은 로마보다 남쪽에 있지만 사정은 비슷합니다.

우주에서 보면
NASA의 탐사선 DSCOVR는 약 150만 km 떨어진 곳에서 지구의 낮 쪽 전체를 촬영합니다. 6월과 12월의 사진을 비교하면 기울기가 눈으로 보입니다. 6월 하지 무렵에는 북극권이 햇빛을 가득 받고 남극 대륙은 보이지 않습니다. 12월에는 그 반대입니다.

NASA EPIC Team · 2024-06-20 / 2024-12-21
거리는 전혀 상관없을까
조금은 상관이 있습니다. 남반구의 여름은 근일점 무렵이라 여름 햇빛이 북반구보다 약간 강합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에서는 태양이 가까운 덕분에 여름철 자외선이 같은 위도의 북반구 지역보다 약 7% 많습니다. 깨끗한 공기와 여름철에 적은 오존이 여기에 더해집니다.
그래도 남반구의 여름이 전체적으로 더 덥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이유는 지구가 태양에 가까울수록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남반구의 따뜻한 반년, 즉 9월 추분부터 3월 춘분까지는 약 179일입니다. 북반구의 따뜻한 반년은 약 186일입니다. 반년씩 보면 태양 가까이 머무는 시간이 짧은 만큼 강한 햇빛이 정확히 상쇄되어, 두 반구가 받는 햇빛의 총량은 같습니다.
다른 이유는 남반구 대부분이 바다라는 점입니다. 물은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어서 남반구의 여름은 온화합니다. 반면 북반구의 넓은 육지는 7월에 빠르게 데워집니다. 그래서 지구 전체로 보면 원일점인 7월이 1월보다 몇 도 더 따뜻합니다.
언제까지나 이렇지는 않다
근일점이 1월에 오는 것은 지금 시대의 우연입니다. 자전축의 방향은 천천히 흔들리고 궤도 자체도 회전하기 때문에, 근일점의 날짜는 달력 위에서 조금씩 이동합니다. 1250년 무렵에는 12월 동지 근처였습니다. 약 1만 년 뒤에는 북반구의 여름으로 옮겨 가, 북반구가 6월에 태양과 가장 가까워집니다.
그때도 어느 달이 여름인지는 자전축의 기울기가 정합니다. 거리는 북반구의 여름을 조금 더 강하게, 남반구의 여름을 조금 더 약하게 만들 뿐입니다.
출처와 관련 가이드
- 미국 해군 천문대는 근일점, 원일점, 춘분·추분, 하지·동지의 날짜를 공개합니다(영어).
- NASA Space Place는 계절이 생기는 이유를 영어로 설명합니다.
- NASA EPIC 아카이브에서는 탐사선 DSCOVR가 매일 찍은 지구 전체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 뉴질랜드 연구기관 NIWA는 뉴질랜드의 자외선이 강한 이유를 태양이 가까운 효과까지 포함해 설명합니다(영어).
-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가 《A Private Universe》를 소개합니다(영어).
- 관련 SolarWatch 가이드: 근일점과 원일점, 매일 낮이 얼마나 길어지는지.
SolarWatch에서 확인하기
계절 타일은 다음 춘분·추분과 하지·동지가 언제인지 보여 줍니다. 일조 시간 타일은 지금 있는 곳에서 오늘 태양이 지평선 위에 머무는 시간을, 연간 개요는 일출, 일몰, 낮의 길이가 1년 동안 어떻게 바뀌는지 보여 줍니다. 이 곡선들은 자전축의 기울기를 따라 움직이며, 태양과의 거리는 거의 드러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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